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며 신기한 것 중에 하나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며 이상해진다는 것입니다. 교사의 말에 잘 순종하던 아이도 말을 잘 듣지 않기 시작하고, 점점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고집스럽게 그 의견을 굽히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은 사춘기의 아이들이 유독 중학교 2학년이 되면 흔히 말하는 중2병이 걸려서 부모와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이라면 반드시 알 수 밖에 없는 유명한 심리학자 피아제(Jean Piaget)에 따르면 아동의 발달 단계는 감각등록기-전조작기-구체적조작기-형식적조작기 순으로 발달된다고 합니다.
구체적 조작기는 초등학교 아동, 형식적 조작기는 중학생 이후의 아동들에게 해당된다고 보면 됩니다. 각각의 발달단계의 특성을 살펴본다면 사춘기에 아이들이 왜 그렇게 변하게 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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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등학생들의 특징(구체적 조작기)
피아제에 따르면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구체적조작기의 아동들은 인지능력이 많이 미숙하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구체물을 통한 조작적 사고만이 가능합니다. 말이 좀 어렵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이 실제로 보거나 만진 것에 대해서만 상상하고 응용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 수학책을 보면 유독 그림이 많은건 이 때문입니다. 아직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단계이기에 실제 그림이나 영상을 봐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피아제의 주장일 뿐 예외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의 인지적 성장은 이 단계를 지나게 됩니다.
2. 중학생들의 특징(형식적 조작기)
시간이 지나 중학교에 들어가면 형식적 조작기에 들어섭니다. 이 때의 아동들은 자신이 직접 보거나 경험하지 않았던 것들도 스스로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2와 같은 음수는 볼 수 없기에 초등학교에서는 배우지 않고, -2의 형식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중학교 과정에서 처음 배우게 됩니다. 또한, 초등학교 때는 단순히 영화에서 봤던 '아이언맨이 학교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와 같은 내가 봤던 구체물들에 기초하여 상상했다면,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아이언맨과 같은 히어로를 스스로 창조하고 이를 이용해 스토리를 짤 수 있습니다. 이를 추상적 사고라고 합니다.
이런 추상적 사고가 점점 익숙해지며 어느덧 아이들은 상상하는 것에 많이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이 상상은 타인을 위함 보단 자신을 위한 방향으로 먼저 발달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많은 상상들이 덧입혀지고, 자신이 바라는 이상향이 뚜렷해지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중학교 2학년 때 쯤 되면 이제 막 발달된 추상적 사고가 활발히 일어나게 되며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대단하다고 착각을 하고, 타인의 시선을 과하게 신경쓰게 됩니다. 이것을 보고 엘킨드는 '제 2의 자기중심성'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제 1의 자기중심성은 미취학아동에게 나타납니다) 이런 이유로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유독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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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동차가 있으신가요? 자동차를 처음 구입했을 때 어땠는지 기억이 나시나요? 아마 신나서 여기저기 끌고 다녔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운전이 많이 미숙한 때이기에 사고가 잘 나는 시기이기도 하죠. 중2병도 이와 같습니다. 극도로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시기이고, 추상적 사고를 사용할 수 있기에 많이 생각하게 되고, 미숙함이 많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부모입장에서 그리고 교사 입장에서 힘든 시기이지만 아이가 그만큼 잘 성장하고 있다는 표시이니 너무 크게 불안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더 유익한 정보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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